명상

Title안개 낀 강변마을에서2018-01-26 17:48
Name Level 10

이른 새벽부터 짙었던 안개는 아침이

한참 익은 지금까지 옅어질 줄을 모릅니다.

안개는 참 이상해요

내 곁의 분명하던 실체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홀로 남은 듯합니다.

그러나 그 때에 비로소 만믈이 분리된

파악대상이 아니라 나를 감싸고 있는

한 실재임을 느낍니다.

비움의 궁극은 죽음이지요.

나를 비워 만유로 돌아갑니다.

죽음에서 비움은 두 개로 나뉩니다.

죽음에 사로잡힌 죽음(채움의 삶의 종말)과

죽음을 품어 안는 죽음 (비움의 삶의 종말)

즉 허무와 만유와 하나됨으로 나뉩니다.

비움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고

첫 나눔에서 나누었지요

생존의 존재인 우리는 채움 뿐이며

비움 또한 채움의 변형일 뿐입니다.

비움은 내 안에 생명이 임하며

자연스레 피는 생명의 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