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쟁이
권정생의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중에 나오는 대목이다.
진짜 쟁이는 무엇인가?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예수쟁이는 예수를 팔고 있어요. 예수를 팔아먹고 사는 게 바로 예 수쟁이가 된 거지요. 아저씨, 땜쟁이는 땜질을 하고, 삿갓쟁이는 삿 갓을 만들고 침쟁이는 침을 놓은 사람을 말하잖아요. 그러니까 예 수쟁이는 예수를 만들어야 해요. 이천 년 전 유대나라의 예수 같은 예수를 만드는 거지요. 아저씨 자신을 예수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예수쟁이예요. 예수쟁이는 오직 예수 되는 것 뿐 다른 그 무엇도 덧붙일 필요가 없어요. 그냥 예수이면 되는 것이지 목사, 장 로, 집사, 권사, 전도사 ... 아이고 흉측해라, 그래 다 목사, 장로, 집사, 권사 되고 누가 예수 되어 십자가를 지겠다는 겁니까?
예수 팔아 회장되고, 나으리 되고, 예수 팔아 큰소리 치고, 예수 팔아 남 헐뜯고, 정죄하고, 예수 팔아 제몫 챙기고, 예수 팔아 제 자리 잡는 게 오늘의 예수쟁이들이예요.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고 가르치고 배우면서 이득만 되면 목숨은 쓰레기 더미에 처박기를 예수로 하는 것들이지요.
이득에 혈안이 되다 보니 하나님을 아주 돈쟁이 사장처럼 만들어 버렸어요. 예수쟁이는 되로 주고 말로 받기를 좋아하고, 칭찬받기 를 좋아하고, 아첨하기를 좋아하고, 뻐기고, 재고, 업신여기고, 인 정머리 없고, 꾸미기는 연극배우처럼 잘해요.
종지기 아저씨 앞의 이 논고는 계속 이어진다.
내용이야 틀림없고 분명하다. 예수쟁이는 예수 되는 것인데 "범사 에 그에게 까지 자라는 데" 에는 도통 흥미가 없고, 볍살보다 작고 좁아터진 이기를 채우는 데에는 눈이 충혈되어 있다. 목사, 장로, 집사라는 섬김의 부르심까지 계급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분명한 가짜입니다. 숨길 수 없는 짝퉁입니다. 이건, 교회가 아니며, 되어서도 안 됩니다. 종교는 아기예수에게 드릴 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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